카를로스 곤은 란에보를 구원할 수 있을까?

M 운영자6 0 9,620



카를로스 곤은 란에보를 구원할 수 있을까?


ec3285ddd11d9a267308dfebac0cf02b_1489990
이클립스 크로스로 이름붙인 미쓰비시의 신형 크로스오버 SUV

 

 

일본을 대표하는 대기업 미쓰비시 중공업의 자회사로서 한때 현대차의 기술지원 선으로 친숙한 미쓰비시 자동차. 우리에게는 전범기업으로 악명이 높은 반면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갤로퍼의 원형인 파제로와 랠리 무대에서 오랜 명성을 누린 란에보(랜서 에볼루션)의 메이커로 인기를 누려왔다. 하지만 지난 2000년대 초반 리콜 은닉 사건으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더니 현대차 등 추격자들에 쫓겨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되었다. 여기에 계기판 연비조작 사건까지 터지면서 여론의 직격탄을 맞아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결국 지난해 닛산에 인수가 결정되어 12월 14일 카를로스 곤이 미쓰비시의 새로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ec3285ddd11d9a267308dfebac0cf02b_1489990
미쓰비시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카를로스 곤

 

 

자동차 메이커의 통폐합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더구나 카를로스 곤은 위기의 닛산을 살려낸 경험이 있는 최고의 구원투수. 다만 브랜드 성격과 주요 시장이 다른 르노-닛산이나 토요타-다이하쓰와 달리 닛산-미쓰비시는 일본 내수 시장에서 판매경쟁을 벌이던 라이벌 관계였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즉, 판매가 격감했다고는 해도 란에보와 파제로처럼 고정팬이 확고한 모델들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모아졌다. 그런데 미쓰비시 브랜드의 차기 로드맵을 엿볼 수 있는 모델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3월 제네바모터쇼 론칭을 앞두고 티저 사진이 공개된 신차는 이클립스 크로스. 이 차는 콤팩트 크로스오버 SUV이면서도 특이하게 이클립스라는 모델명을 들고 나왔다. 한국에도 수입된 적 있는 이클립스는 미국 시장을 위해 개발되고 미국에서 생산된 소형 FF 쿠페. 갤랑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태어난 이클립스는 1989년 데뷔한 후 4세대까지 만들어졌다. 하지만 쿠페 시장 축소에 밀려 판매가 점점 줄어들더니 22년 만에 단종되었다.


이클립스 크로스는 미쓰비시의 새로운 모델 포트폴리오를 점쳐볼 수 있는 시금석이다. 최근 1~2년간 발표된 컨셉트카까지 함께 살펴보면 당분간 미쓰비시는 크로스오버와 SUV 시장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단종된 쿠페 이름을 부활시킨 데 대해서는 다소 의외라는 평가. 일식(eclipse) 전후 관찰되는 코로나링 현상처럼 강렬한 인상을 주는 이름에 크로스오버를 축약한 크로스를 붙여 이클립스 크로스란 이름을 만들었다는 게 미쓰비시의 설명이다. 


공개된 사진에서는 컨셉트카 XR-PHEVⅡ의 디자인이 연상된다. 2015년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되었던 XR-PHEVⅡ와는 특징적인 X자형 그릴과 C필러, 캐릭터 라인뿐 아니라 보디 프로포션까지도 빼어 닮았다. 게다가 컨셉트카가 양산화되기에 충분한 2년 터울이다. 쿠페의 강렬한 스포티함과 SUV의 특징을 잘 버무린 디자인은 미쓰비시 신모델들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다. 다만 컨셉트카의 강렬했던 뒷모습은 다소 순화되었다.

 

 

ec3285ddd11d9a267308dfebac0cf02b_1489990
이클립스 크로스의 디자인은 XR-PHEVⅡ를 기반으로 한다

 

 

미쓰비시 브랜드는 아직 총체적인 난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메이커의 이미지와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있고, 모델들의 매력도 떨어진 상황. 홀로서기에 성공한 마쓰다와는 대조적이다. 따라서 우선 시장 파이가 큰 소형 SUV로 판매량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토요타 C-HR이 발매 1개월 만에 5만 대 가까이 판매됐을 만큼 소형 SUV는 고객들의 관심이 높은 카테고리다. 토요타 C-HR이나 혼다 베젤 등 매력적인 경쟁차들이 즐비한 만큼 쉬운 싸움은 아니겠지만 대등한 경쟁이 가능하다면 브랜드 이미지에도 플러스 요인이 된다. 다만 아직은 닛산과의 시너지를 내기에 시간이 부족하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역시 개발이 중단된 상태. 따라서 엔진 라인업은 1.3~1.5L 가솔린 직분사 터보로 꾸려진다. 전기차(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관련 기술이 미쓰비시의 장기인 만큼 추후 라인업에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란에보처럼 골수팬은 있지만 돈 안 되는 모델의 경우 당분간 후계차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닛산의 경우를 보더라도 카를로스 곤이 인수 초기에는 인력 쇄신과 라인업 정리에 힘을 쏟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왔던 동남아에서도 부진을 거듭해 2015년 판매량이 122만 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렇다면 란에보는 어떻게 될까? 회사가 당면한 어려움과 시장 축소로 당분간은 만나기 힘들어 보인다. WRC의 주역은 오래전에 B세그먼트 해치백 기반의 월드랠리카로 바뀌어 란에보와 스바루 임프레자는 활약할 무대를 잃었다. 스포츠카 시장마저 축소되자 미쓰비시는 결국 지난 2015년 8월 랜서 에볼루션Ⅹ의 단종을 선언했다. 대신 23년 역사를 집대성한 파이널 에디션을 1,000대 한정판매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물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닛산 스카이라인 GT-R 역시 단종 후 GT-R로 부활한 전례가 있다. 이 차의 론칭 행사에서 신형 GT-R을 소개한 사람이 바로 카를로스 곤. 과연 그의 손에서 차기 란에보도 부활될 수 있을까? 다만 이 희망적인 공상은 미쓰비시 재건이라는 전재조건이 만족된 다음에나 가능한 일이다.

 

이수진 편집위원


 

< 저작권자 - (주)카라이프, 무단전재 - 배포금지 >

0

, , , , , , , ,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

운전자 없이 달리는 국민차 폭스바겐 세드릭

댓글 0 | 조회 2,176 | 추천 0
VOLKSWAGEN SEDRIC 운전자 없이 달리는 국민차폭스바겐그룹이 처음 선보이는 레벨5 자율운전차 컨셉트 세드릭은 자율운전 시대의 새로운 이동수단을 제시한다.​​제네바모터… 더보기
Hot

인기 6월 뉴모델

댓글 0 | 조회 13,439 | 추천 0
6월 뉴모델 2017 GENESIS EQ900(4월 17일 )2017년형 제네시스 EQ900은 전동식 리어 글라스 커튼과 전동식 트렁크, 그리고 세이프티 언록을 전 트림에 달고 성… 더보기
Hot

인기 프렌치 프리미엄의 희망 - DS 7 크로스백

댓글 0 | 조회 16,391 | 추천 0
프렌치 프리미엄의 희망DS 7 CROSSBACK2015년 독립을 선언한 PSA의 고급차 브랜드 DS가 콤팩트 프리미엄 SUV DS7 크로스백을 발표했다. 소배기량 터보 엔진과 PH… 더보기

5월 월드 와이드

댓글 0 | 조회 3,252 | 추천 0
월드 와이드​​​​기함, 새로운 심장과 신기술을 얻다 MERCEDES-BENZ S-CLASS럭셔리 세단의 절대자, 메르세데스 벤츠 기함 S클래스가 6세대로 풀 모델 체인지한 지도… 더보기
Hot

인기 봄, 낭만, 그리고 컨버터블에 대하여

댓글 0 | 조회 14,684 | 추천 0
봄, 낭만, 그리고 컨버터블에 대하여MAY QUEEN화창한 봄날 3대의 브리티시 컨버터블을 모아 메이퀸 선발대회를 개최했다. 엘리스는 배려라곤 없는 치명적인 매력으로 모두를 압도했… 더보기
Hot

인기 [중고차 다시보기] 현대 i40

댓글 0 | 조회 13,913 | 추천 0
중고차 다시보기현대 i40i40은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현대차의 전략 모델이다. 왜건 불모지인 한국에서 i40가 거둔 실적은 초라한 것이 사실. 하지만 판매성적을 떠나 현대차… 더보기
Hot

인기 페라리 70주년 기념 마라넬로 현지취재- 붉은 시간의 탑

댓글 0 | 조회 16,499 | 추천 0
페라리 70주년 기념 마라넬로 현지취재붉은 시간의 탑이탈리아 마라넬로에서 70년 페라리의 발자취를 좇았다. 세상 모든 페라리의 모태(母胎) 마라넬로 팩토리에서 현역 페라리의 생산모… 더보기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대를 준비하자

댓글 0 | 조회 3,875 | 추천 0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대를 준비하자마이크로 모빌리티인 초소형 전기차는 도심의 배달용은 물론 청정지역에서의 이동수단이나 관광지에서의 레저용 등으로 다양하게 쓰일 수 있다. 기존의 거대… 더보기
Hot

인기 볼보 인기 SUV, 토르의 망치를 얻다- 볼보 XC60

댓글 0 | 조회 27,085 | 추천 0
볼보 인기 SUV, 토르의 망치를 얻다 VOLVO XC60XC60이 풀 모델 체인지를 통해 신형 플랫폼과 디자인을 받아들였다. 2.0L 직분사 과급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준비… 더보기
Hot

인기 마쓰다의 고향 히로시마를 가다

댓글 0 | 조회 12,763 | 추천 0
로터리 엔진의 대부마쓰다의 고향 히로시마를 가다제2차 세계대전의 가장 큰 피해(원폭)를 입은 지역인 히로시마는 마쓰다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곳을 대표하는 정서는 한(恨)과 열정. … 더보기
Hot

인기 5월 튜너뉴스

댓글 0 | 조회 16,032 | 추천 0
​튜너뉴스 ​​극한의 자유Ferrari 4XX Siracusa Spider by Mansory페라리 4XX 시라쿠사 스파이더. 독일 튜너 만소리가 만든 오픈톱 수퍼카다. 최고가… 더보기
Hot

인기 서울모터쇼를 찾은 두 명의 이방인들

댓글 0 | 조회 12,637 | 추천 0
서울모터쇼를 찾은 두 명의 이방인들모터쇼 때는 국내외의 많은 관계자들이 행사장을 찾는다. 이번 모터쇼에서도 프레스 데이와 개막식을 위해 주요 관계자들이 한국을 찾았다. 이들 중 파… 더보기
Hot

인기 서울 모터쇼의 조용한 조연들

댓글 0 | 조회 15,906 | 추천 0
2017 SEOUL MOTOR SHOWPARTS & ACCESSORIES모터쇼의 조용한 조연들모터쇼는 완성차 업체만 참가하는 것이 아니다. 이번 서울모터쇼에는 80개의 부… 더보기
Hot

인기 서울 모터쇼에서 주목할 만한 양산차들

댓글 0 | 조회 21,842 | 추천 0
​2017 SEOUL MOTOR SHOW 주목할 만한 양산차들신차 중에서는 세계 최초로 공개된 쌍용 G4 렉스턴이 가장 큰 관심을 모았다.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역시 첫 공개였지… 더보기
Hot

인기 서울 모터쇼를 빛낸 컨셉트카와 쇼카들

댓글 0 | 조회 24,815 | 추천 0
모터쇼를 빛낸 컨셉트카와 쇼카들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인 컨셉트카는 모두 8대로, 아시아 프리미어 4대, 코리아 프리미어 4대였다. 국산차 중에서는 크게 주목할 만한 차는 없었고 수입차… 더보기